반값등록금은 정부, 학교, 학생 모두가 노력해야
李 溶 源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학비문제와 생활비 문제를 이야기 하던 학생들이 부모에게 학업과 관계없는 것들을 사기위해 학업관련 비용을 부풀려서 전화를 하는 것을 옆에서 보다가 등록금 문제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시험기간 중 도서관은 자리 잡기 어렵거나 불편해서, 강의실은 텅 비어있지만 덥거나 추워서 공부가 잘 안 된다는 학생들이 찾는 곳이 인근 커피전문점. 최소 5,000원 안팎을 내고 커피한잔을 주문해 마시면서 커피숍에서 시험공부를 한다고 한다. 심지어 도서관을 안 가고 학교 앞 쾌적한 환경의 커피숍을 매일 찾는 학생들도 있다고 하는데, 매일 커피숍을 들리는 학생은 1년이면 적어도 120만원의 커피 값이 들 것이다.
등록금 인상률을 보면 이번 정권 4년 동안의 인상률은 5% 이내로 억제되었지만, 지난 정권에서 50%이상 인상되어 현재 등록금의 부담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적극적으로 지려고 하진 않는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속 시원하게 제시하는 이도 없다.
요즘 신촌 등 대학가를 가보면 예전과는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필자가 학교생활을 할 때만 해도 학생들이 자주 찾는 대학가의 음식점과 술집은 주변 학교의 학생이나, 다른 지역의 대학생 혹은 휴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당연했고,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요즘은 대학생들이 차지하던 대학가 식당이나 술집 등의 아르바이트생들의 자리가 어색한 한국말을 쓰는 조선족이나 중국동포가 대다수로 바뀌었음을 한 번쯤 대학가에서 술을 기울여본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최근에 대학가 근처에서 대학생들을 만나 요즘은 학생들이 대학가에서 아르바이트를 안 하는지 물어보니, 벌 수 있는 페이도 낮고 친구들 사이에 인식도 그렇게 좋게 보는 분위기가 아닐뿐더러,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그런 것을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아르바이트도 3D업종은 싫다는 것이다.
어떤 남학생들은 여자 친구와 사귄지 100일 혹은 1년 되었다고, 여자 친구가 명품백을 사달라고 조른다고 밤늦게 강남 등의 유흥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부모님께는 생활비를 얻어내면서도 정작 강의시간에는 꾸벅꾸벅 존다고 한다.
반면에 어떤 여학생은 수년 전 대학교를 입학했지만,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첫 학기 등록금을 구하지 못하고 제적을 당했으나, 이를 악물고 아르바이트와 직장생활을 통해 4년 만에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 제적된 대학교를 찾아가 재입학을 얻어내,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생활 준비를 하고 있는 감동적인 경우도 있었다.
정치권은 대선 시즌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여야 모두 선거시즌만 되면 등록금문제를 슬슬 꺼내며 군불을 지핀다. 20대 대학생이 점점 정치와 선거에 영향력이 늘어나는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도 선거철마다 꺼내다가 선거가 끝나면 집어넣는 정략용 카드가 아니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으로 보다 나은 등록금 정책이 실현되어 학생들이 현실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등록금을 사용하는 대학교는 기존의 관행적인 예산집행과 학사관련 용도 이외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는 일들이 없어져야 할 것이고, 해당 정부부처는 이에 대한 일회성 처분이 아닌 현실적인 관리 감독을 통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가지고 장난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당사자인 학생들도 노력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등록금은 대학생 개개인의 빚으로 남게 되는 학자금대출이나, 부모님들의 월급 등의 수입 혹은 가계대출을 통해 준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부담을 하는 부모님들과 본인들을 위해서라도, 학생들은 학생수준에 맞는 생각과 생활을 통해 생활비를 절약해야하고, 본인과 부모님의 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지출과 비용을 아끼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대학교 등록금 문제는 어느 한 쪽만 노력을 하고 신경을 쓴다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 대학, 학생 모두가 유기적으로 엮여있고 이들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만이 어려운 시기에서 등록금 문제를 현실적으로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012.7.31.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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